공인인증서는 사라졌는데 왜 아직도 본인확인이 번거로울까요

시간순으로 보기
하나가 사라진 자리에 여러 개가 들어왔습니다
선택지가 늘어난 것은 좋은 일인데, 그래서 매번 어떤 걸 골라야 할지 헷갈립니다. 흐름을 알면 정리가 됩니다.

은행 앱에서 이체를 하려는데 화면에 선택지가 넷입니다. 관공서 사이트에서는 또 다른 목록이 뜹니다. “그 인증서 없어진 거 아니었나?” 싶은 이름도 보입니다. 분명 간편해졌다고 했는데 왜 여전히 복잡할까요.

이유는 하나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독점이 풀린 것이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 순서대로 보면, 지금 화면에 뜨는 선택지들이 각각 무엇인지 정리됩니다.

휴대폰 화면에 뜬 여러 인증 방법 선택 화면
휴대폰 화면에 뜬 여러 인증 방법 선택 화면

첫 단계

하나의 인증서가 모든 곳을 책임지던 시절

초기
인터넷으로 돈을 옮기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인터넷 뱅킹이 시작되던 무렵, “화면 너머의 사람이 정말 본인인가”를 확인할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국가가 공인한 기관이 발급하는 전자 증명서 제도가 만들어졌습니다. 이것 하나로 은행, 관공서, 세금 업무를 모두 처리했습니다.
불편
파일을 들고 다녀야 했습니다
이 증명서는 컴퓨터에 저장되는 파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컴퓨터에서 쓰려면 USB에 복사해 옮겨야 했고, 1년마다 갱신해야 했습니다. 설치해야 하는 보조 프로그램도 여러 개였습니다.
한계
특정 환경에서만 동작했습니다
당시 기술 특성상 특정 브라우저와 운영체제에서만 제대로 작동했습니다. 다른 환경을 쓰는 사람은 업무 자체가 어려웠습니다. 이 부분이 오랫동안 문제로 지적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방식이 보안이 나빠서 사라진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문제는 하나의 방식만 사실상 강제되면서 불편이 고착된 구조였습니다.


전환

독점이 풀리고 여러 방식이 들어왔습니다

제도 변화
“공인”이라는 지위가 없어졌습니다
법이 바뀌면서 특정 인증서에만 주어지던 우월한 지위가 사라졌습니다. 기존 인증서가 없어진 것이 아니라 이름을 바꿔 여러 선택지 중 하나가 된 것입니다. 지금도 쓸 수 있습니다.
결과
민간 서비스들이 각자 인증 방식을 내놓았습니다
통신사, 포털, 메신저, 은행들이 저마다 인증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대부분 휴대폰 안에 저장되고, 지문이나 얼굴, 간단한 비밀번호로 확인합니다. 파일을 옮길 필요도, 매년 갱신할 필요도 줄었습니다.
남은 문제
사이트마다 받아주는 것이 다릅니다
모든 사이트가 모든 인증 방식을 받아주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A 은행에서 쓰던 방식이 B 관공서에서는 목록에 없는 일이 생깁니다. 선택지는 늘었는데 내가 가진 것이 거기서 통하는지를 매번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예전 — 선택지 하나, 대신 모든 곳에서 통함
​​
지금 — 선택지 여럿, 대신 통하는 곳이 제각각
​​

→ 제도 변화의 성격을 설명하기 위한 도식이며 이용률이나 보급률을 나타낸 측정값이 아닙니다.

여러 인증 앱 아이콘이 있는 휴대폰 홈 화면
여러 인증 앱 아이콘이 있는 휴대폰 홈 화면

정리

지금 화면에 뜨는 것들은 각각 무엇인가요

이름은 제각각이지만 성격은 몇 가지로 묶입니다. 어느 쪽인지만 알면 고르기가 쉬워집니다.

유형특징주로 쓰이는 곳
기존 방식의 후신파일 기반, 범용성이 넓습니다관공서, 세무, 일부 금융
금융권 공동 인증은행들이 함께 쓰는 방식은행, 증권
민간 간편 인증앱에서 지문이나 비밀번호로관공서, 보험, 각종 신청
통신사 본인확인휴대폰 번호로 확인회원가입, 본인확인
기기 생체 인증기기 안에서 확인하고 끝앱 로그인
가장 실용적인 선택
두 가지를 준비해 두세요
하나만 쓰다 보면 그것을 안 받아주는 곳에서 막힙니다. 자주 가는 곳에서 통하는 것 하나와, 관공서에서 널리 받아주는 것 하나 — 이렇게 두 가지를 준비해 두면 대부분 해결됩니다.

실전

막혔을 때 확인할 순서

인증이 안 될 때 대부분의 원인은 몇 가지로 정해져 있습니다. 순서대로 보시면 대개 이 안에서 해결됩니다.

증상흔한 원인확인
목록에 내 인증 수단이 없다그 사이트가 지원하지 않습니다다른 수단으로 진행
앱으로 넘어가지 않는다앱이 설치되지 않았거나 오래됨앱 업데이트
이름이나 번호가 다르다고 나온다통신사 명의와 불일치명의자 정보 확인
유효기간이 지났다고 나온다갱신 시점을 지났습니다앱에서 재발급
기기를 바꾼 뒤 안 된다새 기기에 등록이 필요합니다앱에서 다시 발급
계속 실패한다일시적 서버 문제잠시 뒤 재시도
기기를 바꿀 때 꼭
옛 폰을 정리하기 전에 인증부터
휴대폰을 교체할 때 인증 수단이 새 기기에서 정상 동작하는지 먼저 확인하세요. 옛 폰을 초기화한 뒤에 문제가 생기면 복구가 훨씬 번거로워집니다.
새 휴대폰에서 인증 앱을 설정하는 모습
새 휴대폰에서 인증 앱을 설정하는 모습
안전

간편해진 만큼 조심할 것도 생겼습니다

인증이 휴대폰 안으로 들어오면서 편해졌지만, 동시에 휴대폰 하나에 모든 것이 모였습니다. 예전에는 USB를 따로 보관했지만 이제는 기기 하나를 잃어버리면 여러 수단이 한꺼번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해둘 것이유
화면 잠금 반드시 설정기기 접근이 곧 인증 접근입니다
생체 인증 사용비밀번호보다 훔쳐보기 어렵습니다
기기 찾기 기능 켜기분실 시 원격으로 잠글 수 있습니다
인증 앱마다 별도 비밀번호기기가 열려도 한 겹이 더 있습니다
알림 내용 숨기기잠금 화면에 인증번호가 뜨지 않게
절대 하지 마세요
인증번호를 누군가에게 알려주는 것
금융기관도 수사기관도 인증번호나 비밀번호를 물어보지 않습니다. 전화나 문자로 인증번호를 요구받았다면 그 자체가 사기입니다. 예외는 없습니다.

마지막 줄의 알림 설정은 의외로 중요합니다. 잠금 화면에 문자 내용이 그대로 표시되면, 기기를 열지 않고도 인증번호를 볼 수 있습니다. 설정에서 알림 내용을 숨기도록 바꿔 두세요.


앞으로

비밀번호 없는 방식으로 가는 중입니다

최근 흐름은 기기 안에서 본인을 확인하고, 그 결과만 서버에 알려주는 방식입니다. 지문이나 얼굴 정보 자체는 기기 밖으로 나가지 않고, 서버는 “이 기기가 본인임을 확인했다”는 신호만 받습니다.

비교기존 방식기기 확인 방식
무엇을 보내나비밀번호나 인증서확인했다는 신호
유출 위험서버에서 샐 수 있습니다보낼 것이 없습니다
가짜 사이트속아서 입력 가능다른 사이트에서는 동작 안 함
기기 분실다른 기기로 로그인 가능복구 절차 필요

이 방식의 장점이 분명하지만, 아직 모든 곳이 지원하지는 않습니다. 당분간은 여러 방식이 함께 쓰이는 시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둘 이상을 준비해 두는 것이 현실적인 대비입니다.

지문 인식으로 앱에 로그인하는 화면
지문 인식으로 앱에 로그인하는 화면

여기서만

여기서만 보는 정리

인증 이야기에서 거의 아무도 준비하지 않는 상황이 하나 있습니다. 휴대폰을 잃어버렸을 때입니다.

예전에는 인증서가 컴퓨터와 USB에 있었습니다. 휴대폰을 잃어버려도 은행 업무는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반대입니다. 인증 수단, 문자 인증, 은행 앱, 결제 수단이 전부 휴대폰 하나에 모여 있습니다. 그 하나가 없어지면 본인임을 증명할 방법 자체가 사라집니다.

그래서 지금 해두면 좋은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집에 있는 컴퓨터나 태블릿에 인증 수단 하나를 더 등록해 두는 것입니다. 같은 인증을 여러 기기에 둘 수 있는 서비스가 많습니다. 둘째, 통신사와 주거래 은행의 고객센터 번호를 휴대폰이 아닌 곳에 적어 두는 것입니다. 지갑 안이나 집 어딘가에요.

휴대폰을 잃어버린 상황에서는 번호를 찾아볼 휴대폰도 없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인데 막상 그 순간이 되면 아무것도 못 합니다. 5분이면 준비되는 일이고, 필요해지는 순간에는 이미 늦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런 게 궁금하실 겁니다

Q. 예전 인증서를 계속 써도 되나요
쓸 수 있습니다. 공인이라는 지위만 없어졌을 뿐 인증서 자체는 유지되고 있으며, 관공서와 금융권에서 널리 받아줍니다. 다만 갱신 주기와 보관 방식의 불편은 그대로입니다.
Q. 간편 인증이 예전 방식보다 덜 안전한가요
방식이 다를 뿐 덜 안전하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기기 안에서 생체 정보로 확인하고 기기 밖으로 민감한 정보를 보내지 않는 방식은 오히려 유리한 면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기 잠금을 제대로 걸어 두는 것입니다.
Q. 어느 것을 주로 쓰면 좋을까요
자주 이용하는 곳에서 받아주는 것을 기준으로 정하세요. 은행 업무가 많다면 금융권에서 널리 쓰이는 것, 관공서 신청이 잦다면 그쪽에서 받아주는 것이 편합니다.
Q. 가족 대신 인증해 줘도 되나요
본인확인 제도의 취지에 어긋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 소재가 복잡해집니다. 어려워하시는 분이 있다면 대신 해드리기보다 옆에서 함께 진행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Q. 해외에서도 쓸 수 있나요
문자 인증은 로밍 상태에 따라 안 될 수 있습니다. 출국 전에 앱 기반 인증 수단을 준비해 두시면 훨씬 수월합니다.

어른신 도와드리기

부모님 인증은 이렇게 도와드리면 됩니다

인증 단계에서 가장 많이 막히는 분들이 연세가 있으신 분들입니다. 선택지가 여러 개 뜨는 화면 자체가 부담이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만 확실하게 만들어 드리는 편이 좋습니다.

이렇게 하지 마세요이렇게 해보세요
여러 인증 수단을 다 깔아 드리기자주 쓰는 곳에서 통하는 하나만
설명하고 혼자 해보시게 하기옆에서 같이 한 번 끝까지 진행
화면 캡처로 안내하기실제 화면에서 한 번 해보기
비밀번호를 복잡하게 설정기억할 수 있는 방식으로
생체 인증을 건너뛰기지문 등록이 오히려 쉽습니다
가장 도움이 되는 설정
지문 등록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않아도 되고, 입력할 필요도 없습니다. 손가락 하나만 대면 되니 가장 부담이 적습니다. 여러 손가락을 등록해 두면 더 편합니다.

그리고 꼭 알려 드려야 할 한 가지가 있습니다. 어떤 기관도 전화로 인증번호를 묻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인증이 익숙하지 않은 분일수록 “인증을 도와드리겠다”는 전화에 취약합니다. 이 한 문장만 분명히 전해 두셔도 큰 도움이 됩니다.

부모님 휴대폰 설정을 함께 확인하는 모습
부모님 휴대폰 설정을 함께 확인하는 모습

미리 준비

1년에 한 번 확인해 두면 좋은 것

확인 항목왜
인증서 유효기간만료 직전에 알면 급해집니다
등록된 휴대폰 번호번호를 바꿨다면 갱신해야 합니다
연결된 기기 목록안 쓰는 기기는 해제합니다
백업 수단 하나 더주 수단이 막혔을 때를 대비
고객센터 번호 메모휴대폰 밖에 적어 둡니다

연말정산이나 세금 신고처럼 인증이 꼭 필요한 시기가 되면 관련 서비스가 몰려서 느려집니다. 그때 유효기간 만료를 발견하면 곤란해집니다. 시기와 상관없는 한가한 때에 미리 확인해 두시는 편이 편합니다.

달력에 표시한 인증서 갱신 일정
달력에 표시한 인증서 갱신 일정
출처와 정확성에 대하여
공인인증서 제도의 우월적 지위가 폐지되었고 기존 인증서가 이름을 바꿔 계속 사용되고 있다는 점, 민간 인증 서비스가 여러 곳에서 제공되고 있다는 점은 널리 알려진 제도 변화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다만 제도와 서비스는 계속 바뀌고, 사이트마다 지원하는 인증 수단도 다르므로 실제 이용 시에는 해당 기관의 최신 안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개별 서비스의 이용자 수나 점유율 같은 수치는 시점에 따라 달라지고 신뢰할 만한 공개 자료를 확인하지 못해 싣지 않았으며, 특정 서비스를 권하지 않기 위해 상호도 표기하지 않았습니다. 본문의 막대그래프는 제도 변화의 성격을 설명하기 위한 도식이며 측정값이 아닙니다. 금전 피해가 의심되는 상황에서는 해당 금융기관과 수사기관에 직접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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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과학기술정보통신부(KDI 경제정보센터 게재)
「전자서명법 시행령 개정안 국무회의 의결」
공인전자서명 제도 폐지에 맞춰 평가·인정 제도와 가입자 신원확인 기준을 새로 정했다고 안내합니다. 원문 보기 ↗
2
서울신문(행정안전부 발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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